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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 서울의 문제, 고향으로 회복하자 - '서울학' 전파, '서울도시문화연구원' 개설 노주석 동문(사학과 79) 등록일 2016.12.01 14:09
글쓴이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조회 1245

서울의 원주민은 어디로 갔을까


  
▲ 노주석(사학과 79)를 지난 23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주석 동문이 서울학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노 동문은 서울학을 기본으로 서울을 연구한다. 서울학은 서울의 문화, 역사, 사람, 경제 등을 아우르는 학제 연구를 통해 과거의 서울을 이해하고 오늘의 서울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학문.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가 왜 서울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서울은 왜 서울인가? 나아가 서울의 원주민은 다 어디로 갔는가?'란 질문은 서울로 올라와 '서울신문'에서 27년간 기자 생활을 할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진 주제예요. 서울 곳곳을 취재하고 서울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문제의식이 생기더군요."

 

노 동문은 서울학의 연구범위는 서울과 연관된 분야라면 얼마든지 아우를 수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최근 진행 중인 '서울 고향 만들기'에 대한 연구가 있다. 서울은 500년간 한양이란 이름으로 조선의 수도 역할을 담당했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서울을 고향으로 두는 사람은 급격히 줄었다. 그래서 발생한 것이 무차별적 개발이라고 노 동문은 설명한다. "서울 토박이는 서울 전체 인구의 5%도 안돼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지 않으니 난개발이 발생할 수 밖에요."

 

노 동문은 ‘서울은 만인의 타향’이란 작가 김훈의 말을 인용하며 “서울이 소비와 자본 중심의 도시로 변하면서 서울사람들은 정서적 실향민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을 소비하고 이용하는 도시가 아닌 ‘고향’으로 생각하는 것, 이를 통해 문화적 동질성과 자부심을 형성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욕이나 파리처럼 시민들이 자기가 사는 도시에 자부심을 품도록 하는 게 서울의 색과 향을 되찾게 하는 방법일 겁니다.” 노 동문의 첫 단추는 책 출간이었다. <서울택리지>, <서울특별시vs.서울보통시>다. "서울의 지리역사적 연구과제와 정치문화적 연구과제를 두 권의 책에 각각 담았어요. 제게는 실천을 위한 초석과 같은 책이에요."

 

  
▲ <서울택리지>, <서울특별시vs.서울보통시> 두 권의 책은 노주석 동문에겐 길잡이와 같은 책이다.

 


서울학의 실천 위한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지난 3월, 노 동문은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을 세웠다. 서울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노 동문이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을 세우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한국의 역사가 아닌 ‘서울만의 역사’다. 서울의 모든 장소는 그 역사가 중첩돼 있기 때문. "서울은 하나의 장소와 하나의 역사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소에 여러 역사가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요. 이 중첩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노 동문은 연구를 진행할 때마다 불모지를 개척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서울에는 수도로서의 역사뿐 아니라 서울 본연의 모습도 있어요.” 노 동문은 서울의 역사를 발굴하고 시민에게 전달하는 일을 자임하고 있다.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의 연구원들은 서울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세 가지 주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첫째 서울 고향민 만들기. 둘째, 초·중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 역사학교 운영. 셋째, 교육을 담당할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양성이다. 노 동문은 이 세가지 목표와 활동이 서로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는 고향 개념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학교를 운영하고 이를 지도할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것이죠." 노 동문은 서울을 고향으로 바꾸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젊은이들의 고향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 조선시대 일본인 거주지에서 일제강점기 소비문화의 중심지를 거쳐 현재는 관광지로 변한 명동은 서울이 가진 역사의 중첩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장소 중 하나다. (출처: 서울신문)

 


발 딛고 서 있는 곳, 한양!


노 동문은 인터뷰 중 "지금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의 장소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며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무학대사가 도읍지를 찾아 서울로 왔을 때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이 왕십리(往十里), 한양대 서울캠퍼스가 있는 곳이에요. 한자를 풀어보면 ‘십 리를 더 갔다’는 뜻인데, 처음엔 이곳을 도읍지로 삼으려다 십 리를 더 가서 현재의 경복궁에 터를 잡았단 거죠." 노 동문은 “학교 터에 왕궁을 지어도 될 만큼 좋은 기운이 깃들어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곳에 대한 역사를 공유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속한 곳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문제 해결의 길인 것이죠."

 

  

▲ 노주석 동문은 "서울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테니 동문 및 후배님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2016.07.06

 

 

글/ 박성배 기자            ppang1120@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